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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괴담

단체사진에 같이 서 있는데, 이름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 졸업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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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 3층 복도 도서관 앞에 낮은 책장이 하나 있다. 복사기 옆에 붙어 있어서 쉬는 시간에 복사 줄 서는 애들이 심심하면 꺼내 보는 물건이다. 거기에 오래된 졸업앨범 몇 권이 꽂혀 있는데, 표지가 조금 벗겨졌고 안쪽 비닐에는 손자국이 여러 겹으로 남아 있다. "이 선생님 옛날에도 있었어?" 하거나 "야, 이 선배 머리 뭐야" 하면서 잠깐 보고 덮는 식이다. 졸업사진은 원래 그런 용도다. 지금 보면 어색한 옛날 교복이나 굳은 표정 같은 게 먼저 보여서, 보는 사람 쪽이 웃게 된다.

나도 그런 걸 모르지는 않는다. 사진 속에 내가 나오면 앞머리가 이상하게 갈라졌는지 먼저 보게 되고, 표정이 어색하게 굳었는지도 보게 된다. 그래서 졸업사진 괴담은 조금 싫다. 이상한 걸 찾으려고 보다 보면 결국 내 얼굴도 오래 보게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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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부 노트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졸업사진 맨 뒤 줄. 오른쪽 끝. 우리 반 아님." 그 아래에는 더 작은 글씨가 있었다. "확대하지 말 것."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다. 졸업사진에 모르는 사람이 찍혔다는 이야기는 흔한 편이다. 반 단체사진 맨 뒤에 낯선 학생이 있다거나, 창문에 다른 얼굴이 비친다거나, 졸업한 적 없는 이름이 명단에 남아 있다는 식의 말은 어디서든 들을 수 있다. 그런데 우리 학교 노트에는 반 번호까지 적혀 있었다. 3학년 4반. 정확한 연도는 지워져 있었다. 일부러 지운 건지, 오래돼서 흐려진 건지는 모르겠지만 반 번호만큼은 선명했다.

나는 그 앨범을 찾아봤다. 도서관 앞 책장에 꽂힌 앨범 중 하나였는데, 먼지가 꽤 많아서 손에 조금 묻었다. 교복 마이 소매로 대충 닦았다가 괜히 더 더러워진 것 같아서 그만뒀다. 3학년 4반 페이지는 원래 있어야 할 자리에 없었다. 정확히는, 앨범 제본 사이에 얇은 인화지 한 장만 끼어 있었다. 앨범 종이보다 조금 얇고 모서리가 살짝 휘어 있었다. 나중에 누군가 넣어둔 것 같았다. 사진 아래에는 짧게 "3-4"라고만 적혀 있었다.

사진 속에는 학생들이 세 줄로 서 있었다. 앞줄은 앉아 있고, 둘째 줄은 서 있고, 맨 뒤 줄은 키 큰 애들이 조금 삐뚤게 서 있었다. 오래된 사진이라 얼굴들이 조금 흐렸고, 교복도 지금이랑 달랐다. 그리고 오른쪽 끝에 한 명이 더 있었다. 처음엔 그냥 반 학생인 줄 알았다. 졸업사진은 오래 보면 얼굴이 다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교복도 같고, 표정도 비슷하고, 사진이 오래되면 눈매도 흐릿해진다. 그런데 그 애만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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