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두오(巨頭オ), 그 간판이 있던 폐촌

그 마을을 다시 떠올린 건 정말 우연이었다.
몇 년 전, 혼자 여행을 하다가 들른 산속 마을이었다.
큰 관광지도 아니었다.
유명한 온천지도 아니었다.
지도에서 찾기도 애매한 작은 마을이었다.
그래도 기억에 남아 있었다.
낡은 여관이 하나 있었다.
방은 오래됐고, TV는 화면이 잘 나오지 않았다.
복도에서는 곰팡이 냄새가 났다.
욕실 물은 한참 틀어야 따뜻해졌다.
그런데 이상하게 싫지는 않았다.
여관 주인은 말이 많지 않았지만 친절했다.
저녁밥은 평범했는데, 밥이 따뜻했고 된장국에 파가 많이 들어 있었다.
아침에는 창밖으로 산이 보였다.
그 마을에서 하룻밤 잤을 뿐인데, 몇 년이 지나도 가끔 생각났다.
그래서 연휴 첫날, 나는 차를 몰고 그쪽으로 갔다.
길은 기억하고 있었다.
나는 길을 잘 외우는 편이다.
한 번 지나간 도로는 잘 잊지 않는다.
어디서 우회전했는지, 어느 지점에서 길이 좁아지는지, 산길 들어가기 전에 어떤 주유소가 있었는지까지 대충 기억한다.
그날도 그랬다.
고속도로를 나와 국도를 탔다.
작은 마트가 있는 사거리를 지나고, 터널을 하나 넘었다.
그 다음에는 산 쪽으로 빠지는 좁은 길이 나와야 했다.
기억과 거의 같았다.
문제는 마을 입구 표지판이었다.
분명 예전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이 앞 ○○km
정확한 숫자는 기억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식의 평범한 안내판이었다.
나는 그 표지판을 찾으면 거의 다 온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실제로 표지판이 나왔다.
낡은 철제 표지판.
도로 오른쪽.
잡초에 반쯤 가려져 있었다.
나는 속도를 줄였다.
그런데 적힌 글자가 이상했다.
巨頭オ
나는 브레이크를 밟았다.
차는 표지판 조금 앞에서 멈췄다.
처음엔 잘못 본 줄 알았다.
창문을 내리고 다시 봤다.
巨頭オ
한자 두 글자와 가타카나 하나.
거두오.
그렇게 읽으면 되는 건가 싶었다.
마을 이름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기억하던 마을 이름은 아니었다.
그 이름에는 巨頭 같은 글자가 들어가지 않았다.
표지판은 오래돼 있었다.
흰 바탕은 누렇게 변했고, 가장자리는 녹이 슬어 있었다.
글자는 검은색이었다.
칠이 벗겨진 곳도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세 글자만 또렷했다.
巨頭オ.
나는 한동안 그 표지판을 보고 있었다.
돌아갈까 생각했다.
분명 뭔가 잘못됐다.
예전에 왔던 길이 아닌가.
마을 이름을 내가 잘못 기억했나.
이 길이 맞는데, 표지판만 바뀐 건가.
그런 생각을 했다.
하지만 돌아가지는 않았다.
사람은 가끔 이상한 걸 봐도 멈추지 않는다.
이미 여기까지 왔으니까.
옛날에 묵었던 여관이 아직 있는지 보고 싶으니까.
표지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