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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괴담

사물함 맨 아래 칸에 접힌 쪽지가 있으면 이름을 쓰면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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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글에는 AI 생성 이미지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우리 반 교실 뒤에는 사물함이 한 줄로 붙어 있다.

낮에는 그냥 그렇다.
애들이 문제집 넣고, 체육복 넣고, 급식 먹으러 나가기 전에 교과서 밀어 넣는 곳.
문이 잘 안 닫히는 칸도 있고, 손잡이가 헐거운 칸도 있다.
시험 기간엔 프린트가 삐져나와 있고, 포스트잇이 떨어져서 바닥에 굴러다닌다.

근데 맨 아래 칸은 좀 다르다.

몸을 숙여야 열 수 있고, 바닥 먼지가 잘 들어간다.
청소 시간에 밀대가 지나가면 안쪽에서 툭툭 소리가 난다.
누가 가방을 세워두면 문이 아예 가려진다.

애들이 잘 안 쓰려는 칸이다.

이 이야기는 그 맨 아래 칸에서 시작됐다.

문예부 노트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사물함 맨 아래 칸. 접힌 쪽지. 이름 쓰지 말 것.”

그 아래에는 작은 글씨가 있었다.

“답장하면 자리 바뀜.”

처음엔 장난처럼 보였다.

사물함에 쪽지가 들어오는 건 흔하다.
친구가 프린트를 넣어둘 수도 있고, 수행평가 조원이 메모를 남길 수도 있다.
누가 “오늘 매점?” 같은 걸 써넣을 수도 있다.

근데 선배들은 그 쪽지를 조금 다르게 말했다.

3학년 선배에게 물어봤다.

“사물함 아래 칸에 쪽지 들어오는 얘기 알아요?”

선배는 바로 말했다.

“아, 이름 쓰는 거?”

말이 너무 자연스럽게 나와서, 잠깐 멈췄다.

선배 말로는 시험 기간쯤 되면 가끔 교실 뒤 사물함 맨 아래 칸에 접힌 쪽지가 들어왔다고 한다.
누가 넣는지는 아무도 못 봤고, 쪽지는 항상 네 번 접혀 있었다.
영수증 조각처럼 작았다고 했다.

펴보면 내용은 짧았다.

“너 오늘 남아?”
“몇 반이야?”
“이름 적어줘.”

이름을 적어달라는 쪽지가 제일 많았다고 한다.

애들은 장난으로 아무 이름이나 썼다.
친구 이름, 선생님 이름, 자기 이름.

다음 날이었다.

이름을 적은 애의 물건이 맨 아래 칸으로 내려가 있었다고 한다.

문제집, 체육복, 필통, 프린트까지 전부.

사물함은 잠그지 않는 애들이 많아서, 누가 장난친 걸 수도 있다.
쉬는 시간엔 교실 뒤가 늘 시끄럽고, 물건이 뒤섞이는 일도 많다.

근데 이상한 건 따로 있었다.

원래 자기 칸 안쪽에 붙여둔 시간표까지 같이 내려가 있었다고 한다.

테이프로 붙여둔 시간표였다.
뜯으면 자국이 남아야 하는데, 원래 칸 안쪽은 깨끗했다.

그리고 맨 아래 칸 안쪽에는 그 시간표가 처음부터 거기 붙어 있었던 것처럼 붙어 있었다고 했다.

그 얘기까지 들은 애들은 다 말이 없어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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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는 말했다.

“그거 이름 쓰면, 칸이 바뀌는 게 아니라 네 자리가 내려가는 거랬어.”

말이 끝나고 잠깐 조용했다.

사물함은 별거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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