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쿠 인형 - 밤마다 머리카락이 자라며 아이의 목소리를 흉내 내던 인형

처음 그 인형을 산 건 오빠였다.
삿포로에 갔다가 어린 여동생에게 줄 선물로 일본 인형 하나를 사 왔다.
작은 기모노를 입은 인형이었다.
둥근 얼굴에 짧은 단발머리.
입은 살짝 벌어져 있었고, 눈은 유리처럼 검었다.
동생은 그 인형을 너무 좋아했다.
밥 먹을 때도 옆에 두고, 잘 때도 품에 안고 잤다.
가족들은 그냥 아이가 새 장난감에 빠진 거라고 생각했다.
문제는 그 아이가 갑자기 죽은 뒤였다.
감기였다.
처음엔 별일 아닌 줄 알았다.
열이 나고, 기침을 하고, 하루 이틀 앓는 정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는 그대로 세상을 떠났다.
가족들은 인형을 같이 묻어주려 했다.
그 아이가 제일 좋아하던 물건이었으니까.
하지만 장례 경황이 없어서 인형은 집에 남았다.
그 뒤부터 이상한 일이 생겼다.
불단 옆에 올려둔 인형의 머리카락이 조금씩 길어졌다.
처음에는 착각인 줄 알았다.
원래 이 정도 길이였나 보다 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단발이던 머리카락이 턱 아래로 내려오고, 어깨에 닿고, 어느새 기모노 깃 근처까지 내려왔다.
가족 중 누군가가 잘라냈다.
며칠 뒤 다시 길어졌다.
잘린 머리카락 끝이 가지런하지 않았다.
사람 머리처럼 제멋대로 자랐다.
짧게 잘라놓으면 다시 목덜미를 덮었다.
밤에는 더 싫었다.
불단 쪽에서 작은 소리가 났다.
사각.
사각.
머리카락이 마른 종이에 쓸리는 소리 같았다.
아무도 없는 방에서.
어머니는 어느 날 새벽에 일어났다가 인형을 봤다고 했다.
인형은 원래 벽 쪽을 보고 놓여 있었다.
그런데 그날은 방 쪽을 보고 있었다.
마치 누가 돌려놓은 것처럼.
어머니는 가족들에게 말하지 않았다.
말하면 정말로 인정하는 것 같아서.
그런데 며칠 뒤, 오빠도 봤다.
밤중에 잠이 깨서 물을 마시러 나왔는데, 불단 앞에 인형이 놓여 있었다.
아니, 놓여 있는 건 맞았다.
하지만 머리카락이 얼굴을 반쯤 덮고 있었다.
그 사이로 입이 보였다.
처음보다 조금 더 벌어진 것 같았다.
오빠는 그대로 뒤로 물러났다.
그 순간 방 안쪽에서 아이 목소리가 났다.
“오빠.”
죽은 여동생 목소리였다.
오빠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날 이후 가족들은 인형을 집에 둘 수 없다고 판단했다.
버릴 수는 없었다.
태울 수도 없었다.
만약 정말 그 아이가 들어가 있다면, 그건 물건을 버리는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절에 맡겼다.
인형은 만넨지로 옮겨졌다.
그 뒤로도 머리카락은 자랐다고 한다.
절에서는 길어진 머리카락을 정기적으로 다듬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사람들은 말한다.
아이의 영혼이 인형에 들어갔다고.
그 아이가 죽은 뒤에도, 자신이 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