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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담

비 오는 날, 야간버스에서 만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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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GPT Image 2026년 5월 12일 오전 10_29_39.png

이 이야기는 10년 전, 당시 여자친구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다.

전 여자친구는 당시 부산 외곽 신도시인 정관에 살고 있었다.
20대였던 여자친구는 친구들과 부산 시내에서 늦게까지 놀다가 종종 막차 시간대 야간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그날도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밤이었다.
다만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었다는 점만 빼면.

늦은 시간이라 버스 안에는 승객이 거의 없었고, 여자친구 혼자 앉아 있었다.

그때 한 중년 남성이 버스에 올라탔다.

키는 작은 편이었고 깔끔한 정장을 입고 있었다.
검은 구두까지 신은 평범한 회사원 같은 모습.

그런데 이상한 점이 하나 있었다.

정장 차림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커다란 스포츠 가방을 메고 있었다는 것.

남자는 버스에 올라타더니 승객이 둘밖에 없는 상황에서 굳이 여자친구 바로 옆자리에 앉았다.

순간 기분이 묘하게 이상했다고 한다.

‘자리가 이렇게 많은데 왜 굳이 내 옆에…?’

찝찝했던 여자친구는 아무렇지 않은 척 자리 하나를 옮겼다.

그런데 잠시 뒤, 남자도 따라와 바로 옆에 앉았다.

그 순간부터 뭔가 설명하기 어려운 불쾌감과 싸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상한 건 또 있었다.

남자가 메고 있던 스포츠 가방 안에서 계속 쇠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는 것.

철컹. 철컹.

마치 공구 같은 금속 물건들이 안에 들어있는 것처럼.

거기다 밖에는 비가 억수같이 오는데도 남자의 검은 구두는 지나치게 깨끗했다.

진흙 하나 없이 번들거릴 정도로 광이 나 있었고, 여자친구는 순간 구두에 자기 얼굴이 비칠 정도였다고 표현했다.

그 모습이 괜히 소름 끼쳤다고 했다.

그래도 애써 ‘내가 예민한 거겠지’ 하고 넘기려 했다.

하지만 문제는 여자친구 집이 버스 종점 근처였다는 거였다.

버스가 점점 한산해지고 정류장이 하나둘 지나갈수록 불안감은 커졌다.

그리고 여자친구는 점점 이상한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평소 싸이코패스 영화나 범죄 이야기를 좋아했던 터라, 머릿속에서는 온갖 상상이 떠올랐다고 한다.

‘설마… 진짜 이상한 사람 아니겠지?’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남자는 내릴 생각이 없었다.

결국 여자친구는 원래 내려야 할 정류장보다 한 정거장 더 지나서 내리기로 했다.

혹시라도 집 위치를 들킬까 봐.

하차벨을 누르고 버스에서 내렸다.

그런데—

남자도 같이 내렸다.

순간 등골이 싸늘해졌다고 한다.

여자친구 집으로 가려면 육교 하나를 건너야 했다.

애써 침착하려고 했다.

‘같은 동네 주민일 수도 있잖아.’

그렇게 스스로를 달래며 걸었지만, 이상하게도 남자의 발걸음이 계속 자기 속도에 맞춰지는 느낌이 들었다.

빠르게 걸으면 남자도 빨라졌고, 천천히 걸으면 남자도 천천히 걸었다.

그제야 확신이 들었다.

‘따라오고 있다.’

집 근처까지 온 여자친구는 집 위치를 노출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일부러 다른 아파트 단지 방향으로 뛰기 시작했다.

그러자 남자도 당황한 듯 같이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구두 때문인지 속도를 제대로 내지는 못했던 모양이다.

여자친구는 겨우 옆 아파트 경비실까지 도망쳤고,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울먹이며 말했다.

“저 사람… 저 사람 계속 따라와요… 도와주세요…”

경비 아저씨는 여자친구를 안쪽으로 숨게 한 뒤 밖을 살폈다.

그러더니 창밖을 보며 중얼거렸다고 한다.

“어? 점마 왜 저렇게 두리번거리노… 진짜 이상하네…”

남자는 아파트 주변을 계속 서성거리며 누군가를 찾는 것처럼 행동했다고 한다.

약 10분 정도 지나서야 남자는 사라졌고, 여자친구는 연신 감사 인사를 하며 집으로 돌아갔다.

당시 부모님은 야간 근무 중이라 집에는 여자친구 혼자였다.

집에 도착하고 샤워까지 마치자 긴장이 조금 풀렸다고 한다.

그런데 거실 베란다 쪽으로 갔다가 그대로 얼어붙었다.

아파트 단지 아래쪽에서—

아직도 그 남자가 두리번거리며 주변을 돌아다니고 있었던 것이다.

마치 누군가를 계속 찾고 있는 사람처럼.

여자친구는 순간 숨이 턱 막혔다고 했다.

급하게 커튼을 닫고 불도 끈 채 방 안에 숨어 밤새 잠도 제대로 못 잤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출근하려고 밖으로 나갔는데 집 근처가 이상하게 소란스러웠다.

폴리스 라인이 쳐져 있었고 주민들이 몰려 웅성거리고 있었다.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자 근처 아주머니가 말했다.

“어젯밤에 여기서 사람 하나 죽었다더라…”

그 말을 듣는 순간, 여자친구 머릿속에는 어젯밤 자신을 따라오던 남자의 모습이 떠올랐다고 한다.

비가 쏟아지는데도 먼지 하나 없던 새까만 구두.

걸을 때마다 쇠 부딪히는 소리가 나던 스포츠 가방.

그리고 끝까지 자신을 따라오던 그 시선.

여자친구는 지금도 가끔 그 이야기를 한다.

만약 그날 경비실로 뛰어들지 못했다면.

만약 원래 정류장에서 내렸다면.

그날 자신을 따라오던 그 남자는 정말 우연히 같은 방향이었던 걸까.

아니면… 진짜 살인마였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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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둑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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