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에서 길을 잃었을 때, 먼저 기다리던 집
산속에서 만난 할아버지와 잠긴 방
이 이야기는 부천에 살던 한 청년이 가족과 다툰 뒤, 무작정 집을 나와 산에 올랐다가 겪었다는 기묘한 일을 다룬다.
사연자는 당시 스물다섯 살이었다. 부모님과 크게 다툰 뒤, 답답한 마음을 달랠 곳도 없이 자전거를 타고 집을 나왔다. 어디로 가야겠다는 목적지도 없었다. 그저 페달을 밟다 보니 어느 야트막한 산 앞에 도착했고, 머리라도 식힐 생각으로 자전거를 세워둔 채 산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오래 걸을 생각이 아니었다.
하지만 마음이 복잡할 때 사람은 자신이 얼마나 멀리 왔는지 잘 알아차리지 못한다. 사연자 역시 어느 순간부터 자신이 어디쯤 있는지, 어느 길로 올라왔는지 알 수 없게 된다.
돌아가려 해도 길이 보이지 않았다.
방향감각은 사라졌고, 산은 빠르게 어두워졌다.
설상가상으로 비까지 내리기 시작한다. 사연자는 휴대폰을 꺼내 도움을 청하려 하지만, 화면에는 통화가 되지 않는다는 문구만 떠 있었다. 배터리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었다. 손전등 기능으로 앞을 비추며 내려가 보지만, 이상하게도 비슷한 나무와 바위가 계속 반복되는 듯했다.
마치 같은 길을 빙빙 도는 것 같은 느낌.
공포가 서서히 밀려온다. 이대로 산속에서 밤을 새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길을 찾지 못하게 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휴대폰 배터리가 결국 꺼지고 나자, 사연자는 완전히 어둠 속에 남겨진다.
그때 멀리서 희미한 불빛이 다가온다.
손전등을 든 한 노인이었다.
장화를 신고 비를 맞으며 나타난 그는, 사연자를 보고 청년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자신의 집에서 비를 피하고 가라고 말한다. 내려갈 때는 길을 알려주겠다고도 한다.
죽을 것 같은 불안 속에서 만난 사람의 목소리는 구원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사연자는 노인을 따라 산속 깊은 곳으로 들어간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작은 집 하나가 나타난다.
집 안은 어둡고 조용했다.
전기가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듯, 방 안은 초 몇 개로 희미하게 밝혀져 있었다. 오래된 냄새와 젖은 흙 냄새가 섞인 공기가 집 안에 가라앉아 있었다.
그리고 벽 한쪽에는 굳게 잠긴 문이 있었다.
노인은 그 문을 가리키듯 힐끗 보며, 그곳은 “영수 방”이라고 말한다. 그냥 거기 있으라고 했다는 식의 말도 덧붙인다. 사연자는 그 말을 이상하게 느꼈지만, 일단 따뜻한 차를 받아 마시며 긴장을 풀려고 한다.
노인은 친절해 보였지만, 대화는 어딘가 엇나갔다.
혼자 사는지, 가족은 있는지 묻자 노인은 대답을 흐린다. 그러다 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