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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괴담

아무도 없는 구관 방송실에서 내 이름이 들려도 대답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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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 구관 2층에는 지금은 거의 안 쓰는 방송실이 있다.

미술실 옆 창고를 지나면 나오는 작은 방인데, 문 위에는 아직도 “방송실”이라고 적힌 표지가 붙어 있다. 요즘 방송은 거의 신관 장비로 해서, 구관 방송실은 선생님들이 케이블 찾으러 들어가거나 축제 준비 때 물건 꺼내는 정도로만 쓰인다.

그런데 선배들은 그 방을 다르게 불렀다고 한다.

아침 조회실.

처음 들었을 때는 좀 웃겼다. 방송실이면 방송실이지, 조회실은 또 뭔가 싶었다.

이 이야기를 처음 본 건 문예부실 노트였다. 오래된 회지 초안 사이에 방송부 시간표처럼 보이는 종이가 끼어 있었다. 날짜는 거의 지워져 있었고, 위쪽에는 손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

“조회 5분 전. 마이크 확인.”

그 아래에는 다른 글씨로 한 줄이 더 있었다.

“이름 부르면 대답하지 말 것.”

나는 그 문장을 한참 보고 있었다.

학교에서는 이름이 자주 불린다. 출석 부를 때도, 수행평가 명단 확인할 때도, 방송으로 교무실에 오라고 할 때도. 이름이 불리는 건 원래 별일 아니다. 오히려 너무 자주 있어서, 처음엔 무섭게 들리지도 않는다.

그래서 더 이상했다.

3학년 선배에게 물어봤더니 바로 말했다.

“아, 구관 방송실?”

또 구관이었다.

선배 말로는 예전에는 아침 조회 방송을 구관 방송실에서 했다고 한다. 방송부 학생이 먼저 와서 마이크를 켜고, 전달사항을 읽고, 교가나 행사 안내도 틀었다고 했다.

문제는 시험 기간 어느 날이었다.

방송 담당 학생이 늦게 왔는데, 조회 5분 전 전교 스피커에서 먼저 잡음이 났다고 한다.

지직.

처음엔 선생님이 켠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런데 방송실 문은 잠겨 있었고,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래도 스피커에서는 종이 넘기는 소리 같은 게 났다고 한다.

그리고 이름이 하나 불렸다.

결석한 학생 이름이었다는 말도 있고, 이미 전학 간 학생 이름이었다는 말도 있다. 어떤 선배는 예전에 방송부였던 애 이름이었다고 했다. 여기서부터는 말이 조금씩 다르다.

그래도 공통으로 남은 건 하나다.

방송에서 자기 이름이 들리면 대답하면 안 된다.

왜냐고 물었더니 선배가 말했다.

“대답하면 출석 처리된대. 그쪽으로.”

그쪽이 어디인지는 말하지 않았다.

구관 방송실 괴담은 귀신이 보이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냥 소리만 있다. 마이크 잡음, 종이 넘기는 소리, 숨 들이마시는 소리, 그리고 이름.

평소에는 그냥 방송이다.

그런데 불 꺼진 방송실에서 먼저 켜지면, 그때는 좀 다르다.

나도 한 번 비슷한 걸 들은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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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2026-04-17
작성일
2026-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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