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인체모형이 문 쪽을 보고 있으면 그날은 과학실에 들어가지 말 것
우리 학교 과학실은 구관 1층 끝에 있다.
신관에서 넘어오면 복도가 한 번 꺾이고, 그 끝에 과학실과 준비실이 붙어 있다. 낮에는 그냥 과학실이다. 실험 수업 때는 애들이 비커를 들고 왔다 갔다 하고, 선생님은 “장난치지 마라”, “알코올램프 건드리지 마라” 같은 말을 계속 한다.
문 옆에는 인체모형이 있다.
가슴이 열리고, 안쪽에 심장, 폐, 위, 간이 색깔별로 들어 있는 그 모형. 수업 시간에는 교구인데, 사람이 없을 때 보면 조금 다르다. 얼굴이 너무 매끈하고, 눈은 그려져 있는데 보는 것 같지도 않고, 안 보는 것 같지도 않다.
과학실에는 그런 물건이 많다.
설명을 들으면 수업 자료인데, 설명해주는 사람이 없으면 괜히 쳐다보기 싫은 것들.
우리 학교 괴담은 그 인체모형이 밤마다 움직인다는 이야기다.
걸어 다닌다는 말까지는 아니다.
그냥 방향이 달라진다고 한다.
수업 끝나고 봤을 때는 칠판 쪽을 보고 있었는데, 다음 날 아침에는 문 쪽을 보고 있다. 어제는 팔이 내려가 있었는데, 오늘은 실험대 쪽을 가리키고 있다. 가슴 안쪽에 있던 심장 모형이 빠져서 책상 위에 놓여 있다.
처음엔 장난 같았다.
이 이야기를 제대로 본 건 문예부실 노트 때문이었다. 졸업한 선배들이 남긴 노트 한 권에 과학실 배치도 같은 그림이 있었다.
칠판.
실험대.
유리장.
준비실 문.
그리고 입구 옆 사람 모양 하나.
그 옆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모형 아님.”
그 아래에는 더 작은 글씨가 있었다.
“아침에 방향 확인하지 말 것.”
“눈 마주치지 말 것.”
3학년 선배에게 물어봤더니 바로 웃었다.
“아, 관리 담당?”
선배들 사이에서 그 인체모형은 그렇게 불렸다고 한다. 예전에는 과학실 청소 당번이 마지막으로 나갈 때 모형을 꼭 칠판 쪽으로 돌려놓아야 했다는 말이 있었다. 문 쪽을 보게 두면 안 된다고 했다. 이유는 아무도 정확히 몰랐다.
그런데 어느 날, 누가 장난으로 모형을 문 쪽으로 돌려놓고 나갔다고 한다.
다음 날 아침 과학실 문은 잠겨 있었고, 선생님이 열쇠로 열고 들어갔을 때 인체모형은 원래 자리에서 조금 떨어진 실험대 옆에 서 있었다고 했다.
문 쪽을 보고.
오래된 버전에는 장기 이야기도 있었다. 심장이 오른쪽에 들어가 있다거나, 간이 실험대 위에 나와 있다거나, 폐 한쪽이 빠져 있었다는 말. 누가 장난쳤을 수도 있다. 실제로 그런 장난은 충분히 가능하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는 보통 “누가 했는지 모를 때” 시작된다.
전날 마지막 수업은 우리 반이 아니었다.
청소 당번은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