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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괴담

불을 켜지 않아서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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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방문을 열었을 때, 방 안은 어두웠다.

나는 일부러 불을 켜지 않았다.

새벽 두 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복도 끝 자판기 불만 희미하게 새어 들어왔다.

룸메이트는 일찍 잔다고 했다.

내일 아침 시험이 있었다.
그 애는 저녁부터 책상에 앉아 노트를 펴고 있었다.

나는 나갈 준비를 하면서 물었다.

“너 진짜 안 가?”

그 애는 고개도 안 들고 말했다.

“시험 망치기 싫어.”

나는 웃었다.

“한 시간만 있다 오면 되잖아.”

“너 한 시간이라고 하고 새벽에 들어오잖아.”

할 말이 없었다.

맞는 말이었다.

나는 옷을 갈아입고, 책상 위 립밤을 챙겼다.
그 애는 형광펜으로 교재에 줄을 긋고 있었다.

나가기 전에 한 번 더 물었다.

“올 생각 없어?”

그 애는 손으로 나를 쫓았다.

“불만 켜지 마. 들어올 때.”

“알았어.”

“진짜로.”

“알았다고.”

그게 그날 밤 우리가 나눈 마지막 대화였다.

파티는 생각보다 오래 갔다.

처음엔 한 시간만 있다가 올 생각이었다.
그런데 누가 음악을 바꿨고, 누가 맥주를 더 가져왔고, 누가 학교 밖 식당으로 가자고 했다.

시간을 봤을 때는 이미 두 시였다.

나는 급하게 기숙사로 돌아왔다.

복도는 조용했다.

여자 기숙사 특유의 냄새가 났다.
샴푸 냄새.
젖은 수건 냄새.
세탁실에서 덜 마른 옷 냄새.

복도 끝 공용 화장실 불은 켜져 있었다.
안에서는 물 떨어지는 소리만 났다.

나는 우리 방 앞에 섰다.

317호.

문 아래로 빛이 새어 나오지 않았다.

그 애가 자는구나.

나는 조심해서 열쇠를 넣었다.

문은 잠겨 있지 않았다.

잠깐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 애는 문 잠그는 걸 잊는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기숙사 안이니까.
내가 곧 들어올 걸 알아서 안 잠갔을 수도 있었다.

나는 문을 열었다.

방 안은 캄캄했다.

창문 블라인드 틈으로 가로등 빛이 조금 들어왔다.
책상과 침대 윤곽만 겨우 보였다.

오른쪽 침대에 그 애가 누워 있었다.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고 있었다.

나는 작게 말했다.

“나 왔어.”

대답은 없었다.

당연했다.
잠든 사람한테 대답을 기대할 일은 아니었다.

나는 불을 켜지 않았다.

약속했으니까.

책상 쪽으로 손을 뻗어 가방을 내려놓았다.

그때 발밑에 무언가가 밟혔다.

종이였다.

시험 프린트인가 싶었다.

나는 발을 조금 옮겼다.

이번엔 끈적한 느낌이 났다.

물을 쏟았나.

나는 낮게 욕을 했다.

“진짜…”

그 애가 깰까 봐 크게 말하지는 않았다.

나는 손으로 책상 위를 더듬었다.

충전기.
필통.
노트.
교재.

내일 시험 범위가 적힌 프린트를 찾으려 했다.

분명 그 애가 정리해둔 게 있었다.
아침에 빌려달라고 말하려고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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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스레드 운영자입니다.
앞으로 더 나은 공포 컨텐츠를 준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가입일
2026-04-17
작성일
2026-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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