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창이 병원에서는 아직도 복도 소리가 먼저 나온다
싱가포르 출장 마지막 날이었다.
창이 쪽으로 넘어간 건 늦은 오후였다.
공항 근처라 차가 끊이지 않았다.
도로는 깨끗했고, 가로수는 잘려 있었다.
구 창이 병원 얘기를 꺼내자 기사가 바로 고개를 들었다.
“Old Changi Hospital?”
싱가포르에서 심령 장소 얘기하면 거의 이곳이 먼저 나온다.
지금은 비어 있다.
1930년대 영국군 군사기지 건물.
전쟁 지나 군 병원으로 쓰이다가 1997년 창이 종합병원으로 옮기면서 비워졌다.
공식 자료에는 높은 천장, 큰 개구부, 긴 외부 복도가 적혀 있다.

AI로 생성한 연출된 이미지.
사람들이 말하는 건 단순하다.
복도 끝에서 아이 웃음소리가 났다.
빈 병실 안쪽에 누가 서 있었다.
간호사복 여자가 아이를 안고 지나갔다.
군인 같은 사람이 복도에 서 있었다.
창문을 찍으면 안쪽에 검은 형체가 잡힌다.
스트레이츠타임스도 이 병원을 싱가포르에서 가장 악명 높은 의료시설로 적었다.
군인 형체, 아이를 안은 간호사, 앉아 있는 어린아이.
반면 켐페이타이 고문실 이야기는 근거가 약하다고 했다.
이 병원 얘기는 이상하게도 다들 복도에서 시작한다.
병실보다 복도.
창문보다 복도 끝.
사람들이 시선을 두는 방향이 늘 같다.
복도에서 들렸다는 소리
구 창이 병원 괴담에서 제일 많이 나오는 건 ‘소리’다.
비어 있는 층에서 발소리가 났다.
철제 침대 끄는 소리가 났다.
문 닫히는 소리가 났다.
아이가 뛰어가는 소리가 들렸는데 아무도 없었다.
현지 괴담 자료들도 비슷하다.
목소리. 발소리. 의료복 형체. 창문 쪽 검은 그림자.
어떤 자료는 창문에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검은 형체를 찍었다고도 했다.

AI로 생성한 연출된 이미지.
복도 얘기가 많은 건 건물 구조 때문일 수도 있다.
높은 천장.
큰 개구부.
통풍 구조.
낮에는 바람이 잘 통하고, 밤에는 소리가 멀리 간다.
문틀이 울릴 수 있다.
바깥 소리가 안쪽에서 난 것처럼 들릴 수 있다.
멀리 지나가는 차량 소리가 복도 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렇게 설명하지 않는다.
“누가 걸어갔어요.”
창문 안쪽을 찍는 사람들
주변을 걸었다.
안쪽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폐건물이고, 출입도 막혀 있다.
도로에서 보이는 건물은 조용했다.
나무가 많았고, 창문은 어둡게 뚫려 있었다.
사람들은 그 창문을 오래 본다.
사진 찍고 바로 확대한다.
한 번 찍고, 다시 찍는다.
창문이 까맣게 나오면 밝기를 올린다.
인터넷 사진도 대부분 그렇다.
창문.
복도.
어두운 방 안쪽.
2017년에는 복도에서 간호사복 같은 흰 형체가 뛰어가는 영상이 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