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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령 명소

가드레일 너머의 실루엣, 영덕 해안도로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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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일정을 마치고 영덕으로 넘어갔을 때는 이미 밤이 깊어 있었다. 비는 그칠 듯하면서도 끈질기게 차창을 때렸고,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해안도로에 진입하는 순간 눅눅한 바닷바람이 차 안으로 밀려들었다.

영덕 해안도로, 특히 강구항에서 축산항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다. 낮에는 에메랄드빛 바다를 보려는 차들로 붐비지만, 가로등이 드문드문 끊기는 밤의 이야기는 전혀 다르다. 이곳에는 오래전부터 기분 나쁜 괴담이 따라붙는다.

“가드레일 밖에 누군가 서 있었다.”

특히 안개가 자욱하거나 비가 오는 날, 운전자들은 가드레일 너머 좁은 갓길에 미동도 없이 서 있는 형체를 목격하곤 한다. 처음엔 그저 흔한 도로 괴담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현지 기사들이나 낚시꾼들의 말은 조금 더 현실적이고, 그래서 더 서늘하다. 그들은 귀신보다 '사고'를 먼저 말한다.

도로.png

사라진 바다, 남겨진 가드레일

축산항 부근, 잠시 차를 세우고 밖으로 나왔다. 낮에 사진으로 보던 탁 트인 풍경은 어디에도 없었다. 밤의 바다는 그저 거대한 ‘검은 구멍’이었다. 수평선도, 파도의 모양도 보이지 않는 완벽한 암전. 그 허공과 도로를 간신히 구분 짓고 있는 건 비에 젖어 번들거리는 가드레일뿐이었다.

  • 시각적 착각: 차 라이트가 가드레일을 훑고 지나갈 때마다, 굽어 있는 도로 끝에서 누군가 슥 일어나는 듯한 잔상이 남는다.

  • 청각적 압박: 파도 소리는 멀고, 젖은 노면을 타고 흐르는 타이어 마찰 소리는 지나치게 날카롭다.

  • 고립감: 가끔 차에서 내려 바다 쪽을 보려던 사람들도, 이내 소름이 돋는 듯 서둘러 차 문을 닫고 떠났다.

나 역시 재킷을 여미며 도로 안쪽으로 바짝 붙었다. 젖은 아스팔트에 신발 밑창이 미끄러지는 순간, 가드레일 너머 검은 허공으로 빨려 들어갈 것 같은 아찔함이 스쳤다.


"그 구간은 이상하게 시야를 먹지요"

근처 편의점에 들러 따뜻한 캔커피를 샀다. 계산하던 직원에게 이 도로에 밤마다 사람이 많이 오냐고 묻자, 그는 대답 대신 무심하게 창밖 어둠을 한 번 훑었다.

“사진 찍으러 오긴 하는데... 비 오면 사고가 좀 나요. 조심하세요.”

말을 아끼는 기색이 역력했다. 나중에 만난 택시 기사의 이야기는 더 구체적이었다. 그는 귀신 이야기를 믿지 않는다고 했지만, “그 구간에서는 나도 모르게 속도를 줄이게 된다”고 고백했다.

“특히 비 오는 날은 헤드라이트 빛이 바닥에 다 흡수되는 느낌이에요. 시야가 이상하게 ‘먹힌다’고 해야 하나. 커브를 도는데 가드레일 너머에 흰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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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서도윤

관리자

사건 기사나 지역 소문 같은 거 계속 찾아보고 있습니다.
가끔 직접 돌아다니기도 하는데, 지금 생각하면 좀 무모했던 적도 있네요.

가입일
2026-04-17
작성일
202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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