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사각형과 빨간 사각형이 계속 올라오던 채널
가끔 인터넷에는 사람보다 기계가 먼저 괴담을 만든 것처럼 보이는 순간이 있다.
웹드라이버 토르소(Webdriver Torso)는 그런 쪽에 가까운 이름이다. 한때 유튜브에 아주 짧은 영상들이 대량으로 올라왔다. 화면에는 흰 배경, 파란 사각형, 빨간 사각형이 있었다. 사각형은 위치를 조금씩 바꾸고, 배경음처럼 들리는 짧은 전자음이 붙었다. 설명은 거의 없고, 제목도 사람이 읽으라고 붙인 것 같지 않은 문자열에 가까웠다.
처음 본 사람 입장에서는 장난인지, 테스트인지, 코드인지, 아니면 누군가 일부러 의미 없는 척 남긴 신호인지 잘라 말하기 어려웠다.
그 애매함 때문에 이 채널은 한동안 인터넷 미스터리처럼 다뤄졌다.
웹드라이버 토르소는 2013년 만들어진 유튜브 계정으로 알려져 있고, 2014년 무렵 수만 개의 유사한 짧은 영상이 발견되면서 여러 매체와 커뮤니티에서 주목받았다. 이후 구글·유튜브 측이 내부 테스트용 계정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면서 큰 틀의 정체는 밝혀졌다.
너무 많이 올라와서 이상해진 것
이 이야기가 넷로어처럼 퍼진 이유는 영상 하나의 내용 때문이 아니었다.
사실 개별 영상만 놓고 보면 볼 게 거의 없다. 흰 화면에 색 사각형 두 개가 움직이고, 짧은 삐 소리가 난다. 끝이다.
그런데 그게 수천 개, 수만 개 단위로 올라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인터넷에서 반복은 가끔 설명보다 먼저 불편함을 만든다. 사람이 올린 것 같지 않은 속도, 사람이 붙인 것 같지 않은 제목, 사람이 보라고 만든 것 같지 않은 화면. 영상은 너무 단순해서 오히려 해석할 공간을 많이 남겼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 사람들이 의미를 붙이기 시작한 셈이다.
당시 이 채널을 본 사람들 사이에서는 암호, 외계 신호, 스파이 통신, 실험용 계정 같은 말들이 섞여 나왔다. 실제로 이런 추측들은 여러 기사와 커뮤니티 글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됐다.
개인적으로는 여기서 분위기가 조금 바뀐다고 느낀다.
무언가를 숨겨서 이상한 게 아니라,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아서 이상해지는 경우.
기계적인 영상에 사람이 붙인 말들
웹드라이버 토르소의 영상들은 대부분 비슷한 형식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늘 예외를 찾는다.
특정 영상 몇 개가 일반적인 패턴에서 벗어나 보였고, 그 안에 농담처럼 보이는 장면이나 다른 참조가 들어 있다는 이야기도 붙었다. 이 부분 때문에 “그냥 테스트 계정”이라는 설명이 나온 뒤에도, 채널을 둘러싼 이야기는 완전히 식지 않았다.
여기서 넷로어가 생긴다.
공식 설명이 나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