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 봤다는 남자는 왜 아직도 얼굴이 남아 있는가
인터넷 괴담 중에는 얼굴 하나로 오래 버티는 것들이 있다.
긴 이야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장소가 선명한 것도 아니다. 누가 봤다는 증언은 많은데, 정작 처음 어디서 봤는지는 흐려진다. “꿈에서 봤다”는 말이 붙으면 더 그렇다. 꿈은 확인하기 어렵고, 부정하기도 애매하다. 누가 진짜로 봤는지, 본 뒤에 믿게 된 건지, 이미지를 보고 나서 꿈을 꾼 것처럼 기억하게 된 건지 쉽게 가를 수 없다.
“This Man”, 국내에서는 보통 “꿈에서 봤다는 남자” 혹은 “전 세계 사람들이 꿈에서 봤다는 남자” 식으로 알려진 넷로어가 여기에 속한다.
이 이야기는 2008년 이탈리아의 사회학자이자 마케터인 안드레아 나텔라가 만든 웹사이트 “Ever Dream This Man?”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이트는 한 남자의 몽타주 얼굴을 올려두고, 전 세계 여러 사람이 이 얼굴을 꿈에서 봤다고 주장하는 형식으로 꾸며졌다. 이후 나텔라가 이를 허구적 프로젝트이자 바이럴/게릴라 마케팅 성격의 장난으로 밝혔다는 정리가 남아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해명이 나온 뒤에도 얼굴은 지워지지 않았다.
얼굴보다 먼저 붙은 문장
이 괴담을 오래 남긴 건 얼굴 자체만은 아니다.
“Have you ever dreamed this man?”
이 문장이 먼저 사람을 잡는다.
당신은 이 남자를 꿈에서 본 적 있는가.
질문이 너무 직접적이다. 설명도 길지 않다. 사진이나 몽타주 아래에 저 문장 하나가 붙으면, 보는 사람은 잠깐 자기 기억을 뒤진다. 본 적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이상하게 한 번 더 본다. 눈썹, 입, 코, 묘하게 납작한 얼굴. 잘생기지도 않았고, 완전히 기괴하지도 않다. 너무 평범하지도 않고, 너무 비현실적이지도 않다.
그 애매함이 오래 간다.
This Man 웹사이트의 기본 설정은 뉴욕의 한 정신과 의사가 환자의 꿈 이야기를 바탕으로 이 얼굴을 그렸고, 이후 다른 환자들도 같은 얼굴을 알아봤다는 식의 이야기였다. 사이트는 전 세계 수천 명이 이 남자를 꿈에서 봤다고 주장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이 설정 자체가 여러 게시판과 블로그, 기사로 옮겨 붙었다.
지금 보면 너무 잘 만든 인터넷용 문장이다.
짧고, 확인하기 어렵고, 참여를 요구한다.
“믿으라”가 아니라 “너도 봤냐”에 가깝다.
꿈이라는 가장 편한 빈칸
꿈은 넷로어가 자라기 좋은 공간이다.
실제 장소가 필요 없다. 사진의 진위를 따질 필요도 적다. 누가 어디서 봤는지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 꿈은 개인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