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현관문 옆 알파벳 표시 괴담
초인종 옆의 α, β, X 표시
2009년 겨울, 서울의 원룸과 오피스텔에 이상한 말이 돌았다.
“너희 집 초인종 옆 봐봐.”
“무슨 표시 있으면 조심해.”
“α는 남자 집이고, β는 여자 혼자 사는 집이래.”
“X는 혼자 있는 걸 확인한 횟수라더라.”
처음엔 문자 한 통이었다.
새벽에 친구에게서 메시지를 받은 여대생이 현관문을 열고 초인종 옆을 봤다.
거기에는 누군가 볼펜으로 써둔 β, XX 같은 표시가 있었다. 옆집에는 α, X가 있었고, 다른 집에는 J나 K 같은 알파벳도 보였다고 한다. 당시 동아일보는 서울 동작구 오피스텔에 혼자 살던 여대생 사례를 포함해, 서울 시내 원룸과 오피스텔 현관문 옆에 알 수 없는 기호가 발견돼 주민들이 불안해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문제는 해석이었다.
α는 남자가 사는 집.
β는 여자가 사는 집.
X는 혼자 있는 걸 본 횟수.
XX는 두 번 확인했다는 뜻.
J나 K는 어떤 내부 분류.
확인된 암호표는 없었다.
하지만 그럴듯했다.
표시가 너무 작았기 때문이다.
누가 봐도 장식은 아니었다.
아파트 공지문도 아니고, 관리사무소 스티커도 아니고, 우편물 안내도 아니었다.
그냥 초인종 옆 귀퉁이에 작게 적혀 있었다.
혼자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 정도면 충분했다.
경향신문도 2015년 유언비어 관련 기사에서 이 사건을 다시 언급했다. 2009년 서울, 인천, 청주 등지에서 현관문 옆에 α, β, x 같은 표지가 있다는 증언이 인터넷에 올라왔고, 혼자 사는 여성을 표적으로 삼기 위한 표시라는 해석이 힘을 얻으면서 괴담이 몇 달간 이어졌다고 정리했다.
처음엔 사람들이 직접 지웠다.
손톱으로 긁었다.
물티슈로 문질렀다.
테이프로 가렸다.
관리사무소에 연락했다.
하지만 다음 날 다시 생겼다는 말도 돌았다.
“어제 지웠는데 또 적혀 있다.”
“우리 층만 있는 게 아니다.”
“맞은편 집에는 다른 기호가 있다.”
“복도 CCTV가 없는 곳에만 적혀 있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는 커졌다.
실제 보도에서도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오피스텔 관리사무소가 현관마다 표시를 보고 조사에 들어갔다는 내용이 나온다. 해당 오피스텔은 24시간 경비원이 있었지만 지하주차장으로 외부인이 들어올 수 있었고, 1층 엘리베이터 앞에는 CCTV가 있었지만 복도에는 없었다. CCTV를 봐도 누가 표시했는지 알 수 없었다고 한다.
이 부분이 사람들을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누가 적었는지 모른다.
왜 적었는지 모른다.
그런데 내 집 문 옆에 있다.
방역업체일 수도 있었다.
신문 배달원일 수도 있었다.
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