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 속의 손가락
치바현의 한 중고 매장에서 오래된 수족관 수조를 샀다.
가로 60센티미터 크기의 평범한 유리 수조였다.
원룸 방 안의 책상 위에 수조를 설치했다.
물을 채우고 바닥에 자갈을 깔았다.
관상용 열대어 다섯 마리를 넣고 여과기를 켰다.
첫날 밤, 잠을 자다 물소리에 눈을 떴다.
"찰랑."
물이 넘치는 소리였다.
침대에서 일어나 수조를 보았다.
수조의 물 표면이 강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열대어들은 한쪽 구석에 뭉친 채 가만히 있었다.
자갈 사이에 무언가 박혀 있었다.
하얗고 긴 물체였다.
자세히 보니 사람의 손가락이었다.
손톱 부분이 자갈 위로 튀어나와 있었다.
잘못 본 것이라 생각하고 불을 켰다.
불을 켜자 손가락은 사라지고 없었다.
자갈만 평평하게 깔려 있었다.
다음 날 밤, 또다시 물소리가 났다.
"찰랑, 찰랑."
이번에는 더 크고 불규칙한 소리였다.
불을 켜지 않고 손전등으로 수조 안을 비추었다.
자갈 위로 손가락 세 개가 솟아 있었다.
손가락 마디가 천천히 굽혀졌다가 펴졌다.
여과기 물살 때문에 흔들리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스스로 움직이고 있었다.
세 번째 날 밤, 물이 바닥으로 쏟아지는 소리가 들렸다.
"처벅."
이불을 걷고 책상 앞으로 걸어갔다.
손전등 불빛을 수조에 비추었다.
수조 안의 열대어 다섯 마리가 모두 사라져 있었다.
물은 반쯤 줄어 있었다.
자갈 속에서 손목 전체가 튀어나와 있었다.

손바닥이 유리에 밀착되어 있었다.
창백한 피부는 물에 불어 부풀어 있었다.
손가락 다섯 개가 유리를 긁기 시작했다.
찌익, 찌익 하는 소리가 방 안에 울렸다.
방 불을 켰다.
수조 안의 손목은 사라지지 않았다.
유리창에는 안쪽에서 긁은 손톱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물이 다시 출렁였다.
손목이 자갈 속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그리고 수조 바닥의 유리면 아래로, 거꾸로 매달린 사람의 얼굴이 천천히 떠올랐다.
유리벽 너머로 눈이 마주쳤다.
그것은 입을 벌려 물을 삼키며 웃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