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도 핥을 수 있어
부모님은 친척 장례식 때문에 다른 도시로 갔고, 나는 시험 때문에 집에 남았다.
그래도 무섭지는 않았다.
맥스가 있었으니까.
맥스는 큰 개였다.
겁은 많았지만, 집에 누가 들어오면 짖을 줄은 알았다.
택배 기사 발소리에도 짖는 개였다.
그날 밤 뉴스에서 탈주범 얘기가 나왔다.
근처 정신병원에서 남자가 도망쳤다고 했다.
아직 잡히지 않았으니 문단속을 하라는 말도 나왔다.
나는 바로 일어나서 현관문을 잠갔다.
뒷문도 잠갔다.
창문도 전부 확인했다.
딱 하나, 지하실 작은 창문만 잘 안 잠겼다.
낡아서 걸쇠가 헛돌았다.
몇 번 밀어보다가 포기했다.
대신 지하실 문을 잠갔다.
그리고 맥스를 데리고 방으로 올라갔다.
“오늘은 내 방에서 자.”
맥스는 늘 그랬듯 침대 밑으로 들어갔다.
나는 침대 위에 누워서 손을 아래로 내렸다.
잠들기 전마다 맥스가 손을 핥아줬다.
그게 버릇이었다.
차갑고 젖은 혀가 손가락을 한 번 핥았다.
그제야 조금 안심됐다.
얼마나 잤는지 모르겠다.
새벽에 눈을 떴다.
뚝.
뚝.
뚝.
물 떨어지는 소리였다.
처음엔 화장실 수도꼭지인 줄 알았다.
일어나서 잠그면 되는 일이었다.
그런데 방이 너무 어두웠다.
복도 끝 욕실까지 가려면 문을 열어야 했다.
그게 싫었다.
나는 이불 밖으로 손만 내렸다.
침대 밑에서 바로 혀가 닿았다.
축축했다.
맥스가 있구나.
그렇게 생각하니까 다시 눈이 감겼다.
몇 분이나 지났는지 모르겠다.
또 깼다.
뚝.
뚝.
뚝.
이번엔 더 크게 들렸다.
화장실에서 나는 소리 같았다.
나는 짜증이 났다.
하지만 몸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방문 밖이 너무 조용했다.
집이 조용한 게 아니라, 누가 숨을 죽이고 있는 것처럼 조용했다.
다시 손을 내렸다.
침대 밑에서 혀가 닿았다.
천천히.
이번엔 한 번이 아니라 두 번.
나는 손을 바로 거뒀다.
이상했다.
맥스는 원래 손을 핥고 나면 코로 툭 밀었다.
더 만져달라는 뜻으로.
그런데 이번엔 코가 닿지 않았다.
혀만 닿았다.
나는 침대 밑을 보려고 고개를 숙였다.
아무것도 안 보였다.
너무 어두웠다.
그때 방문 밖에서 마룻바닥이 삐걱거렸다.
한 번.
아주 작게.
나는 숨을 참았다.
맥스가 안 짖었다.
그게 제일 이상했다.
맥스라면 짖었을 것이다.
적어도 낑낑대기라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침대 밑은 조용했다.
나는 이불을 머리까지 덮었다.
물 떨어지는 소리는 계속 났다.
뚝.
뚝.
뚝.
그 뒤로는 잠을 잔 건지, 그냥 눈을 감고 버틴 건지 모르겠다.
아침빛이 커튼 사이로 들어올 때 깼다.
집은 조용했다.
나는 침대 아래로 손을 내렸다.
아무 반응이 없었다.
“맥스?”
대답이 없었다.
나는 천천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