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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괴담

빨간 방의 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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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 빛만 책상 위를 파랗게 비추고 있었다.
나는 오래된 괴담 사이트를 뒤지고 있었다.

일본어로 된 페이지였다.
링크 절반은 죽어 있었고, 이미지 몇 개는 깨져 있었다.
게시글 날짜는 2000년대 초반에서 멈춰 있었다.

그때 팝업이 하나 떴다.

빨간색 창이었다.

요즘 광고처럼 화려한 창이 아니었다.
낡은 윈도우 팝업처럼 생긴 작은 창이었다.

안에는 검은 글씨가 있었다.

あなたは……好きですか?

일본어는 조금밖에 몰랐다.

그래도 마지막 단어는 알 것 같았다.

好き.

좋아한다는 말.

나는 바로 닫기 버튼을 눌렀다.

팝업은 닫혔다.

그리고 1초 뒤 다시 떴다.

이번엔 글자가 조금 늘어나 있었다.

あなたは赤……好きですか?

나는 광고 차단 프로그램을 확인했다.

켜져 있었다.

다시 닫았다.

또 떴다.

이번에는 창 위치가 바뀌어 있었다.
화면 중앙이 아니라 왼쪽 아래였다.

글자는 더 길어졌다.

あなたは赤い部屋が好きですか?

나는 번역기에 붙여 넣었다.

당신은 빨간 방을 좋아합니까?

그 순간 스피커에서 소리가 났다.

작고 갈라진 여자 목소리였다.

“아카이 헤야……”

나는 스피커를 껐다.

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이번엔 모니터 뒤쪽에서 들렸다.

“스키데스카?”

나는 의자를 뒤로 밀었다.

방 안에는 나 혼자였다.
문은 닫혀 있었고, 창문도 잠겨 있었다.

팝업을 다시 닫았다.

이번에는 화면 전체가 검게 변했다.

검은 화면 위에 빨간 글씨가 떠올랐다.

이름들이었다.

일본어 이름이 위에서 아래로 천천히 내려갔다.

처음엔 그냥 플래시 연출이라고 생각했다.

예전 괴담 영상들이 그런 식이었다.
갑자기 화면이 바뀌고, 이상한 소리가 나고, 마지막에 놀라게 하는 구조.

그런데 이름 목록이 너무 길었다.

스크롤도 안 했는데 계속 내려갔다.

한 줄.

또 한 줄.

또 한 줄.

나는 마우스를 움직였다.

커서가 움직이지 않았다.

키보드도 먹히지 않았다.

화면은 검은데, 이름만 계속 빨갛게 올라왔다.

맨 아래에 빈 줄이 하나 생겼다.

커서가 깜빡였다.

거기에 글자가 천천히 입력됐다.

처음엔 일본어였다.

그리고 바로 아래에 한글이 떴다.

내 이름이었다.

나는 전원 버튼을 길게 눌렀다.

컴퓨터는 꺼지지 않았다.

모니터는 그대로였다.

내 이름 옆에 시간이 생겼다.

01:44

시계를 봤다.

1시 43분이었다.

그때 등 뒤에서 의자 끄는 소리가 났다.

끼익.

내 방에는 의자가 하나뿐이었다.

나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화면 속 시간은 바뀌지 않았다.

01:44.

1분 뒤.

등 뒤에서 다시 소리가 났다.

이번엔 누가 벽을 손톱으로 긁는 소리였다.

사각.

사각.

사각.

나는 책상 밑 멀티탭을 발로 더듬었다.

손으로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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