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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괴담

하이게이트 뱀파이어 - 철문 너머에서 “들어와”라 속삭이며 몸을 붙잡던 회색 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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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나는 스웨인스 레인 쪽을 지나고 있었다.

하이게이트 공동묘지 옆길이었다.
낮에는 산책하는 사람도 있고 관광객도 보이는 곳인데, 밤이 되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빅토리아 시대 묘비들이 철문 너머로 빽빽하게 서 있었다.
천사 조각상은 검게 젖어 있었고, 오래된 나무뿌리가 묘지 길을 밀어 올린 것처럼 보였다.

나는 원래 그런 곳을 좋아했다.

낡은 묘지, 이끼 낀 석상, 녹슨 철문.
사진 찍기 좋은 장소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날은 달랐다.

철문 앞을 지나는데, 안쪽에서 누가 걷는 소리가 났다.

자갈 밟는 소리.

처음엔 관리인인가 했다.
하지만 시간이 너무 늦었다. 문도 잠겨 있었다.

나는 철문 사이로 안을 봤다.

묘지 안쪽 길 끝에 사람이 서 있었다.

키가 컸다.
검은 코트 같은 걸 입고 있었고, 얼굴은 회색으로 보였다.

그냥 어두워서 그렇게 보인 게 아니었다.

그 남자 주변만 안개가 고여 있는 것처럼 흐렸다.
얼굴은 창백했고, 눈은 검은 구멍처럼 보였다.

나는 바로 고개를 돌리려고 했다.

그런데 못 돌렸다.

몸이 굳었다.

그 남자가 나를 보고 있었다.

멀리 있는데도 알 수 있었다.
눈이 마주쳤다는 느낌이 아니라, 머릿속을 잡힌 느낌이었다.

가슴이 답답해졌다.
숨을 크게 쉬려고 해도 공기가 안 들어왔다.

그때 묘지 안쪽 어디선가 종소리 같은 게 났다.

한 번.

그리고 아주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들어와.”

나는 입을 열지 않았다.

그런데 손이 철문 쪽으로 올라갔다.
내가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었다.
손가락이 스스로 철창을 잡았다.

철이 얼음처럼 차가웠다.

그 순간 뒤쪽에서 차가 지나갔다.
헤드라이트가 철문을 훑고 지나갔다.

빛이 닿자 남자가 사라졌다.

나는 그제야 숨을 쉴 수 있었다.

바로 뛰었다.

집에 도착해서도 손이 떨렸다.
철문을 잡았던 손바닥에는 검은 녹이 묻어 있었다.

씻어도 잘 안 지워졌다.

며칠 뒤, 동네 신문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봤다.

누군가가 하이게이트 묘지 근처에서 회색 형체를 봤다고 했다.
다른 사람들은 키 큰 남자, 흰 옷을 입은 여자, 철문 너머에서 노려보는 얼굴, 묘지 연못 쪽으로 사라지는 형체를 봤다고 했다.

처음엔 유령 이야기였던 것 같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은 그걸 뱀파이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묘지에 사는 흡혈귀.
밤마다 사람을 홀려서 공동묘지 안으로 부른다는 존재.

그 소문은 점점 커졌다.

어느 금요일 밤에는 사람들이 말뚝과 십자가를 들고 공동묘지로 몰려갔다고 했다.
경찰이 막아도 담을 넘었다고 했다.

나는 그 뉴스를 보면서 이상하게 속이 안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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