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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괴담

후크맨 - 문틈을 긁던 금속 소리와 손잡이에 남은 ‘잘린 갈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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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우리는 차를 몰고 마을 외곽으로 나갔다.

그 길은 원래 커플들이 자주 가는 곳이었다.
낮에는 그냥 숲길인데, 밤에는 가로등도 거의 없고 차도 잘 안 다녔다.

친구들은 거길 “러버스 레인”이라고 불렀다.
나는 그 이름이 좀 웃겼다.

차를 세운 곳은 숲 입구 근처였다.
라디오는 작게 켜두고 있었다.
창문에는 김이 조금 서렸고, 밖에서는 풀벌레 소리만 났다.

처음엔 아무 일도 없었다.

우리는 그냥 얘기했다.
학교 얘기, 친구 얘기, 별거 아닌 농담.

그러다 라디오 음악이 끊겼다.

뉴스 속보였다.

근처 주립병원에서 남자가 탈출했다는 내용이었다.
살인 전과가 있고, 오른손 대신 쇠 갈고리를 달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나는 바로 집에 가자고 했다.

남자친구는 웃었다.

“그런 거 다 겁주려고 하는 거야.”

그때 차 밖에서 소리가 났다.

끼익.

처음엔 나뭇가지가 차를 긁은 줄 알았다.
바람이 세지도 않았는데, 조수석 쪽에서 또 소리가 났다.

끼이익.

이번엔 금속이 차 문을 긁는 소리였다.

나는 남자친구 팔을 잡았다.

“가자.”

그는 괜찮다면서 문을 열려고 했다.

나는 거의 소리를 질렀다.

“열지 마.”

그때 숲 쪽에서 낮은 웃음소리 같은 게 들렸다.
사람인지 바람인지 구분이 안 됐다.

그리고 차가 아주 조금 흔들렸다.

누가 뒤에서 트렁크를 짚은 것처럼.

남자친구도 그제야 표정이 바뀌었다.

그는 시동을 걸었다.
손이 떨려서 한 번에 안 걸렸다.

밖에서 다시 긁는 소리가 났다.

이번엔 더 가까웠다.
내 바로 옆 문에서.

끼이이익.

나는 창밖을 보지 않으려고 했다.
근데 보였다.

유리창 아래쪽에 손이 있었다.

사람 손이 아니었다.
손가락 대신 굽은 쇠가 문틈을 더듬고 있었다.

갈고리였다.

남자친구가 액셀을 밟았다.

차가 흙길에서 미끄러졌다가 튀어나갔다.
뒤에서 뭔가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쿵.

나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그냥 빨리 가라고만 했다.

집 앞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 말도 못 했다.

차가 멈추자 남자친구가 억지로 웃었다.

“봤지? 아무 일도 없잖아.”

그는 차에서 내려 내 쪽 문을 열어주려고 했다.

그리고 그대로 멈췄다.

얼굴에서 피가 빠지는 게 보였다.

나는 창문 너머로 물었다.

“왜?”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천천히 조수석 문 쪽을 봤다.

문 손잡이에 쇠 갈고리가 걸려 있었다.

끝부분은 차 문에 깊게 박혀 있었고, 손잡이 아래쪽에는 길게 긁힌 자국이 나 있었다.

갈고리 끝에는 검은 천 조각 같은 게 매달려 있었다.

그때 라디오가 다시 켜졌다.

우리가 꺼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작은 잡음 사이로 아까 그 뉴스 앵커 목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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