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위치 - 천장 위에서 이름을 부르며 가족을 무너뜨린 ‘보이지 않는 목소리’
그 일이 시작된 건 아버지가 밭에서 이상한 짐승을 본 뒤였다.
우리 집은 테네시주 로버트슨 카운티, 레드강 근처에 있었다.
낮에는 평범한 농가였다.
헛간이 있고, 옥수수밭이 있고, 밤이 되면 벌레 소리밖에 안 들리는 그런 집이었다.
아버지는 어느 날 밭 가장자리에서 개처럼 생긴 짐승을 봤다고 했다.
그런데 머리가 이상하게 컸고, 눈빛이 사람 같았다고 했다.
아버지는 총을 쐈다.
맞았는지는 몰랐다.
짐승은 그냥 사라졌다.
그날 밤부터 집 안에서 소리가 났다.
처음엔 벽을 긁는 소리였다.
긁긁.
쥐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소리는 벽 안에서 천장으로 옮겨갔다.
천장 위를 뭔가가 기어 다녔다.
쿵.
쿵.
쿵.
사람이 걸어 다니는 소리였다.
아버지가 등불을 들고 다락을 확인했다.
아무것도 없었다.
다음 날 밤에는 침대 이불이 잡아당겨졌다.
내 동생이 울면서 일어났다.
누가 발목을 잡았다고 했다.
엄마가 달려갔을 때, 동생 다리에는 손가락 자국처럼 붉은 멍이 남아 있었다.
그 뒤로 그건 점점 대담해졌다.
우리가 밥을 먹고 있으면 설탕 그릇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우유가 엎어졌다.
의자가 혼자 밀렸다.
그리고 웃음소리가 났다.
여자 웃음이었다.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엄마가 웃은 줄 알았다.
근데 엄마는 입술을 꽉 다물고 있었다.
웃음소리는 천장 쪽에서 났다.
히히히.
바로 머리 위에서.
아버지가 소리쳤다.
“누구냐?”
잠깐 조용해졌다.
그러다 목소리가 대답했다.
“올드 잭 벨.”
그건 아버지를 그렇게 불렀다.
우리 아버지 이름을 알고 있었다.
그날 이후로 그 목소리는 집 안 어디서든 들렸다.
벽 안에서.
굴뚝 안에서.
침대 밑에서.
가끔은 바로 귀 옆에서.
목소리는 우리를 놀리는 걸 좋아했다.
기도를 따라 했다.
찬송가를 불렀다.
손님들이 오면 그 사람들의 비밀을 말했다.
가장 심하게 당한 건 베치였다.
내 여동생 베치.
그것은 베치 머리를 잡아당겼다.
뺨을 때렸다.
핀으로 찌르는 것처럼 몸을 괴롭혔다.
베치가 울면 천장에서 웃었다.
“또 운다.”
베치는 조슈아 가드너라는 사람과 약혼 이야기가 있었다.
그때부터 목소리는 더 심해졌다.
밤마다 말했다.
“그와 결혼하지 마.”
처음엔 다들 무시했다.
하지만 베치는 점점 말라갔다.
잠도 못 잤고, 얼굴에 손자국이 생겼고, 혼자 있는 방에서 비명을 질렀다.
어느 날 밤, 나는 베치 방 앞에 서 있었다.
안에서 조용히 우는 소리가 났다.
문을 열려던 순간, 방 안에서 여자 목소리가 말했다.
“건드리지 마.”
나는 그대로 굳었다.
그다음 베치가 비명을 질렀다.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베치는 침대 위에 웅크리고 있었다.
머리카락이 한 줌씩 빠져 있었다.
바닥에는 검은 머리카락이 흩어져 있었다.
그것은 우리 아버지도 노렸다.
아버지는 점점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
음식을 삼키기 힘들어했고, 얼굴이 자주 뒤틀렸다.
목소리는 그때마다 웃었다.
“올드 잭 벨은 오래 못 간다.”
어느 아침, 아버지는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방 안에서 이상한 병 하나가 발견됐다.
누가 가져다 놓았는지 아무도 몰랐다.
갈색 액체가 들어 있었다.
사람들은 그걸 고양이에게 한 방울 먹였다고 했다.
고양이는 곧바로 죽었다.
그때 천장에서 목소리가 났다.
“내가 먹였어.”
아버지는 그날 죽었다.
장례식 날에도 목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사람들이 모여 기도하는데, 집 근처 어딘가에서 노래가 들렸다.
슬퍼하는 노래가 아니었다.
놀리는 노래였다.
베치는 결국 조슈아와의 약혼을 깼다.
그날 밤, 목소리는 만족한 것처럼 말했다.
“이제 가겠다.”
그리고 한동안 집은 조용해졌다.
너무 조용해서 더 무서웠다.
누가 떠난 집이 아니라, 누가 다시 올 시간을 정해둔 집처럼 느껴졌다.
벨 위치는 미국 테네시주 로버트슨 카운티 애덤스 지역의 벨 가족에게 1817년부터 1821년 사이 벌어졌다고 전해지는 유명한 괴담이다. 전승에서는 보이지 않는 존재가 말을 하고, 물건을 움직이고, 아이들을 꼬집거나 때렸으며, 특히 존 벨과 딸 베치 벨을 집요하게 괴롭혔다고 한다. 테네시 주립박물관과 테네시 백과사전도 이 전승을 테네시의 대표적인 유령 이야기로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