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 귀신 - 안개 속 갓길에서 사라졌다 다시 나타난 ‘검은 눈구멍’의 여자

그날은 회식이 늦게 끝난 날이었다.
서울에서 파주 쪽으로 넘어가는 길이었고, 시간은 새벽 1시가 조금 넘었을 때였다.
자유로는 낮에는 그냥 큰 도로인데, 밤에는 느낌이 다르다.
옆으로 강이 있고, 군데군데 안개가 낮게 깔린다.
차가 많은 구간을 지나면 갑자기 도로가 비는 순간이 있다.
그때가 제일 별로다.
나는 라디오를 작게 틀어놓고 운전하고 있었다.
졸리진 않았는데, 눈이 조금 뻑뻑했다.
앞에 안개가 살짝 꼈다.
속도를 줄였다.
그때 갓길에 사람이 서 있는 게 보였다.
처음엔 사고 난 사람인 줄 알았다.
여자였다.
긴 머리에 어두운 옷을 입고 있었다.
그리고 얼굴에는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다.
새벽 1시에, 안개 낀 도로 갓길에서 선글라스.
그게 이상하다는 생각보다 먼저 든 건
“치면 큰일 난다”는 생각이었다.
나는 핸들을 살짝 틀었다.
차가 덜컹했다.
여자는 가만히 서 있었다.
손을 흔들지도 않고, 도움을 요청하지도 않았다.
그냥 도로 쪽을 보고 있었다.
지나치면서 사이드미러를 봤다.
없었다.
분명 방금 지나쳤는데, 갓길에 아무도 없었다.
그때부터 심장이 뛰었다.
나는 속도를 조금 더 냈다.
그런데 몇 분 뒤, 앞쪽 갓길에 또 그 여자가 보였다.
같은 자세였다.
같은 옷이었다.
이번엔 더 가까웠다.
나는 브레이크를 밟았다.
차가 흔들렸고, 라디오 소리가 지직거렸다.
여자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선글라스를 쓴 줄 알았다.
아니었다.
눈이 없었다.
정확히는 눈이 있어야 할 자리가 까맣게 비어 있었다.
선글라스처럼 보인 건 눈구멍이었다.
검은 구멍 두 개가 얼굴에 박혀 있었다.
입은 벌어져 있지 않았다.
비명을 지르지도 않았다.
그냥 그 빈 눈으로 이쪽을 보고 있었다.
나는 그대로 액셀을 밟았다.
뒤에서 쿵 하는 소리가 났다.
뭔가 차 뒤쪽을 친 것 같았다.
사람을 친 느낌은 아니었다.
손바닥으로 트렁크를 세게 때린 것 같은 소리였다.
백미러를 볼 수가 없었다.
한참 달리다가 휴게소 쪽 밝은 곳에 차를 세웠다.
내려서 차 뒤를 봤다.
트렁크에 손자국 같은 게 있었다.
흙도 아니고 기름도 아니었다.
검게 번진 손자국이었다.
비가 온 것도 아닌데, 손자국 주변만 젖어 있었다.
나는 그날 바로 집에 못 갔다.
편의점 앞에 차를 세우고 날이 밝을 때까지 앉아 있었다.
다음 날 정비소에 갔는데, 직원이 차 뒤를 보더니 말했다.
“어디서 이런 거 묻었어요?”
나는 대답을 못 했다.
그날 이후로 자유로를 밤에 혼자 달리지 않는다.
특히 안개 낀 날에는 절대 안 간다.
자유로 귀신은 2004년에서 2005년 무렵부터 한국 인터넷에서 목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