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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괴담

테케테케 - 선로 아래에서 팔꿈치로 달려오는 반신의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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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교환학생으로 갔을 때였다.
역에서 자취방까지는 걸어서 15분 정도였고, 중간에 작은 철길 건널목이 하나 있었다.

낮에는 별거 아닌 길이었다.
편의점도 있고, 자전거 타고 지나가는 사람도 많았다.

근데 밤 12시가 넘으면 달랐다.
차단기 불빛만 빨갛게 깜빡이고, 선로 쪽은 이상하게 어두웠다.

그날도 건널목 앞에 섰을 때 차단기가 내려왔다.
전철이 지나가는 소리가 멀리서 들렸다.

나는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배터리가 3퍼센트였다.

그때 선로 아래쪽에서 소리가 났다.

테케.

처음엔 철판이 식으면서 나는 소리인 줄 알았다.
전철 지나가고 나면 가끔 그런 소리가 난다고 들었으니까.

근데 한 번 더 났다.

테케.
테케.

이번엔 조금 가까웠다.

나는 고개를 들었다.
차단기 건너편에는 아무도 없었다.
편의점 불빛도 멀리 있었고, 길은 비어 있었다.

그런데 선로 옆 배수로 쪽에서 뭔가 움직였다.

처음엔 검은 비닐봉지인 줄 알았다.
바람에 끌려오는 것처럼 낮게 흔들렸다.

근데 아니었다.

사람 상반신이었다.

허리 아래가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있어야 할 부분이 없었다.
양손으로 바닥을 짚고 몸을 끌고 있었다.

팔꿈치가 아스팔트에 닿을 때마다 소리가 났다.

테케.
테케.
테케.

얼굴은 머리카락에 가려져 있었는데, 입만 보였다.
웃는 건지 이를 악문 건지 모르겠는 입이었다.

나는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그 순간 그게 고개를 들었다.

눈이 마주쳤다.

그때부터는 기억이 끊긴 것처럼 듬성듬성하다.
내가 차단기가 다 올라가기도 전에 옆으로 빠져나갔다는 것.
뒤에서 손바닥으로 바닥을 치는 소리가 미친 듯이 따라왔다는 것.
뛰면서도 그 소리가 내 발소리보다 빨랐다는 것.

테케테케테케테케.

나는 편의점까지 뛰어 들어갔다.
자동문이 열리고, 점원이 “괜찮으세요?”라고 물었다.

나는 말도 못 하고 주저앉았다.

유리문 밖을 봤다.

아무것도 없었다.

근데 편의점 앞 바닥에, 길게 긁힌 자국이 두 줄 있었다.
누가 손톱이나 쇠붙이로 바닥을 긁고 간 것처럼.

다음 날 일본 친구한테 그 얘기를 했더니, 얼굴이 굳었다.

그 친구가 말했다.

“그거 테케테케 아니야?”

테케테케는 일본 도시괴담이다.
기차 사고로 몸이 반으로 잘린 여자의 원혼이 밤의 역, 선로, 건널목 근처에 나타난다고 한다.
하반신이 없어서 양손이나 팔꿈치로 몸을 끌고 다니고, 그때 나는 소리 때문에 테케테케라고 불린다.
마주친 사람을 쫓아가 자기처럼 허리 아래를 잘라버린다는 버전도 있다.

나는 그날 이후로 밤에 건널목 앞에서 휴대폰을 보지 않는다.

차단기가 내려오면 무조건 뒤로 물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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