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마스크 (입 찢어진 여자) - 마스크 아래 찢어진 입으로 다시 묻는 질문

학원 끝나고 집에 가는 길이었다.
시간은 저녁 8시 조금 넘었고, 역 앞 큰길에서 골목으로 들어가면 집까지 10분 정도 걸렸다.
그날 따라 사람이 별로 없었다.
비가 오다 말아서 바닥이 젖어 있었고, 가로등 불빛이 물웅덩이에 번져 있었다.
골목 중간쯤 갔을 때였다.
앞에서 여자가 걸어왔다.
긴 머리에 코트.
얼굴에는 흰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그 시절에도 감기 걸리면 마스크 쓰는 사람은 있어서, 이상하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그런데 여자가 내 앞에서 멈췄다.
나는 비켜 가려고 했다.
그때 여자가 말했다.
“저기.”
목소리가 너무 낮았다.
화난 것 같지도 않고, 웃는 것 같지도 않았다.
나는 대답을 못 했다.
여자가 고개를 조금 숙이고 다시 말했다.
“나, 예뻐?”
그 말을 듣는 순간 등 뒤가 확 차가워졌다.
장난 같지 않았다.
누가 숨어서 찍고 있는 것도 아닌 것 같았다.
나는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러자 여자가 천천히 마스크 끈을 잡았다.
이상하게 그 동작이 너무 느렸다.
손가락이 마스크 끈을 당기고, 흰 천이 턱 밑으로 내려가는데, 나는 그걸 보면서도 발이 안 움직였다.
입이 찢어져 있었다.
입꼬리가 귀 쪽까지 벌어져 있었다.
피가 흐른다기보다, 이미 오래전에 그렇게 벌어진 살처럼 보였다.
입 안쪽이 검고 축축했다.
여자가 웃었다.
정확히는 웃으려고 했다.
그 얼굴은 웃는 표정이 될 수 없었다.
그리고 다시 물었다.
“그래도 예뻐?”
그때 나는 대답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아니라고 하면 죽을 것 같고, 예쁘다고 해도 안 될 것 같았다.
그래서 가방 안에 있던 사탕 봉지를 꺼냈다.
학원에서 받은 작은 사탕이었다.
손이 떨려서 몇 개가 바닥에 떨어졌다.
나는 말했다.
“이거 드릴게요.”
여자는 잠깐 바닥을 봤다.
정말 잠깐이었다.
그 순간 나는 뛰었다.
뒤에서 발소리가 났다.
또각또각이 아니라, 젖은 바닥을 빠르게 밟는 소리였다.
숨소리도 들렸다.
골목 끝 편의점 불빛이 보였고, 나는 거의 넘어지듯 안으로 들어갔다.
점원이 나를 보고 놀랐다.
“왜 그래요?”
나는 뒤를 돌아봤다.
유리문 밖에는 아무도 없었다.
골목도 비어 있었다.
그날 이후로 나는 마스크 쓴 사람을 오래 못 봤다.
특히 밤에 혼자 걷다가 앞에서 누가 마스크를 쓰고 걸어오면, 일부러 편의점이나 사람이 많은 쪽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지금도 누가 장난으로 묻는 말이 싫다.
“나 예뻐?”
그 질문은 그냥 질문이 아니다.
대답하는 순간, 상대가 한 번 더 물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