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의 비명에 찾아오는 귀신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일부 지역에는, 임신한 여성을 두고 밤에 함부로 이름을 꺼내지 않는 존재가 있다.
꾼띠아낙.
혹은 포티아낙(Pontianak).
사람들은 대개 그것을 “귀신”이라고 번역하지만, 현지 전승 속 꾼띠아낙은 단순한 원혼과는 조금 다르다.
그건 출산과 죽음, 유산과 죄책감, 그리고 여성을 보호하지 못한 공동체의 불안을 한꺼번에 뒤집어쓴 그림자에 가깝다.
그래서인지 이 이야기는 늘 밤의 출산방에서 시작된다.
오래전 보르네오와 자바 일부 농촌 지역에서는, 해가 진 뒤 산모가 크게 비명을 지르는 걸 꺼렸다고 한다.
깊은 밤, 나무 벽과 얇은 지붕으로 된 집 안.
산파가 등을 붙들고, 가족들이 문밖을 서성인다. 그리고 산모의 비명이 길게 터져 나오는 순간, 집 안 공기가 갑자기 식는 느낌이 든다고들 말했다.
그때 숲 가장자리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움직인다고 했다.
사람들은 속삭였다.
“꾼띠아낙이 들었다.”
실제로 동남아 일부 지역 민속 기록에는, 산모와 아이를 악귀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금기와 주술이 매우 세밀하게 남아 있다. 창문을 천으로 가리고, 쇠붙이를 방 안에 두고, 밤새 불을 끄지 않는 풍습 같은 것들이다.
이런 풍습들은 단순한 미신이라기보다, 출산 사망률이 높았던 시대의 집단적 공포에 가까웠다.
꾼띠아낙 전승의 핵심에는 늘 “죽은 여자”가 있다.
지역마다 설정은 조금씩 다르지만, 대개는 임신 중 죽었거나 출산 도중 죽은 여성, 혹은 남성 폭력과 버림 속에서 아이를 품은 채 죽은 여성으로 묘사된다.
그래서 꾼띠아낙은 단순히 사람을 해치는 귀신이 아니다.
그녀는 “아이를 낳지 못한 채 죽은 존재”다.
전승에 따라선 흰 옷을 입은 긴 머리 여성으로 나타난다. 어떤 지역에서는 아름다운 여자로 변해 사람을 유혹한다고 하고, 또 어떤 지역에서는 새 울음 같은 소리와 함께 나타난다고 한다. 가까워질수록 프란지파니 꽃 냄새가 나다가, 갑자기 썩은 냄새로 바뀐다는 이야기까지 있다.
하지만 산모와 관련된 이야기에서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그녀는 숲에서 나타나는 괴물이 아니라, 출산 직전의 집 주변을 맴도는 존재가 된다.
인도네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지금도 밤중 아기 울음을 오래 방치하지 말라는 말을 한다.
“귀신이 아이 목소리를 기억한다.”
이 말은 단순한 겁주기가 아니었다. 과거에는 갓난아이가 갑자기 숨지는 일이 드물지 않았고,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죽음은 대부분 귀신 이야기로 흡수되었다.
아이가 잠든 채 깨어나지 않으면 사람들은 말했다.
“먼저 데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