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 때 묵었던 교토 여관… 천장 점검구에서 내려온 것들
중학교 때 수학여행으로 교토에 갔을 때 있었던 일이다.
저녁을 먹고 목욕까지 끝낸 뒤, 밤 소등 전까지의 자유시간이라 친구들이 잔뜩 모여 떠들썩했다. 나는 오른쪽 옆방에 친한 놈들이 있어서 그 방으로 놀러 갔다. 트럼프도 하고 프로레슬링 흉내도 내고, 수학여행 클리셰 그대로였다.
그러다 누가 “무서운 이야기 하자”라고 해서 방 불을 끄고, 대략 열 명 정도가 가운데에 둘러앉았다. 몇 명이 차례대로 괴담을 털어놓다가, 한 녀석(A라고 하겠다)이 갑자기 분위기를 깨는 말을 했다.
“이런 싸구려 여관이나 수학여행 단체방에는 귀신 나온다더라. 그래서 그림 뒤나 항아리 뒤, 옷장 안에 부적 붙여둔다잖아. 우리도 찾아보자.”
우리는 실망 반 장난 반으로 방 곳곳을 뒤졌다. TV 아래, 장롱 안, 액자 뒤, 장식물 밑… 하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어느새 다른 방에서 시작된 베개싸움이 번져와 이 방에서도 베개, 이불이 날아다니고, 애들은 서로 몸을 던지며 완전 난장판이 됐다.
조금 지쳐갈 즈음, A가 천장을 보며 말했다.
“야, 저거 점검구 아니냐? 저 위로 들어가면 옆방까지 갈 수 있을지도?”
나는 원래 어두운 공간을 무서워해서 단칼에 거절했다. 다른 애들도 “더럽다”, “귀찮다”면서 안 가겠다고 했다. 결국 A가 스스로 올라가겠다고 나선다. 세 명이 2단 말(어깨와 허벅지 위에 타는 인간 사다리)을 만들고, A가 올라가 천장 점검구를 열었다.
오랜 시간 안 열렸던 듯, 뚜껑이 열리자 먼지가 우수수 떨어졌다. 위는 불도 없는, 완전히 어두운 천장 속. A는 머리를 쑤셔 넣고 이래저래 떠들더니, 갑자기 “어?” 하고 짧게 소리를 냈다.
“야, 뭔가 있다!”
A는 양손을 점검구 안에 올린 채로 몸을 굽혀, 먼저 머리만 다시 방 안으로 빼냈다. 그러고는 손에 쥐고 있던 것들을 조심스럽게 꺼내 내려보였다.
그 순간, 방 안 공기가 얼어붙었다.
A가 들고 나온 건 세 가지였다.
먼지로 까맣게 더럽혀진, 빨간 손잡이가 달린 종이 인형.
글씨가 겨우 읽힐 정도로 색이 바랜 부적.
그리고 피가 말라붙은 듯한, 붉은 얼룩이 스민 작은 빨간 책.
책 크기는 포켓 사전 정도였고, 표지에는 알아보기 힘든 문자들이 적혀 있었다. 인형은 일본식 접힌 종이 인형이었는데, 어딘가 사람을 상징하는 듯 기분 나쁜 형태였다.
A는 일부러인지, 놀라서인지 그걸 우리 쪽으로 던져버렸다. 누구도 받으려 하지 못했고, 책은 툭 떨어져 다다미 위에, 인형은 펄럭거리며 방 구석으로 날아가 꽂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