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ch) 쿠네쿠네
이건 내가 어릴 때,
아키타에 있는 할머니 집에 갔을 때 이야기다.
명절이 아니면 거의 갈 일이 없는 곳이라
도착하자마자 형과 밖으로 뛰어나갔다.
시골 공기는 맑았고
논 주변을 뛰어다니며 놀고 있었다.
한낮이 가까워질 무렵
갑자기 바람이 멈추더니
기분 나쁠 정도로 미지근한 바람이 불었다.
그때 형이
한 방향을 계속 보고 있었다.
나도 그쪽을 봤다.
허수아비가 있었다.
“저게 왜?”
“아니, 그 뒤를 봐.”
눈을 가늘게 뜨고
그 너머를 봤다.
…있었다.
논 한가운데서
하얀 물체가
구불구불 움직이고 있었다.
사람처럼 보일 정도 크기였다.
나는 말했다.
“움직이는 허수아비 아냐?”
형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그건
바람이 없어도
계속 움직이고 있었다.
형은 집에 가서
쌍안경을 가져왔다.
그리고 먼저 들여다봤다.
…
형의 얼굴이
점점 창백해졌다.
쌍안경을 떨어뜨렸다.
“뭐였어?”
형이 말했다.
“…모르겠어… 뭔지…”
이미 형 목소리가 아니었다.
형은 그대로
비틀거리며 집으로 돌아갔다.
나는 궁금해서
쌍안경을 들었다.
그때
할아버지가 뛰어왔다.
“그거 보면 안 된다!”
나는 아직 안 봤다고 말했다.
할아버지는 안도하며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었다.
집에 돌아갔을 때
형은
웃고 있었다.
…이상하게.
몸을
그 하얀 것처럼
구불구불 흔들면서.
그날
할머니가 말했다.
“형은 여기 두는 게 낫다.”
“…몇 년 지나면 논에 풀어야 한다.”
나는 울면서 집을 떠났다.
차 창밖으로
형이
손을 흔드는 게 보였다.
나는
쌍안경을 들었다.
형의 얼굴을 보려고.
형은
웃고 있었다.
그리고
울고 있었다.
…
그때였다.
나는
그 논을
다시 보았다.
보면 안 되는 것을
이번엔
제대로
보고 말았다.